2012년 8월 14일 화요일

예술과 삶, 그리고 아름다움 - 2012. 8. 14.





"Taking pictures is savoring life intensely, every hundredth of a second." - Marc Riboud
"사진을 찍는 것은 매 순간 강렬하게 인생을 음미하는 것이다." - 마크 리부

  프랑스 사진작가 마크 리부가 표현한 사진에 대한 자신의 철학으로, 이 글귀는 마크 리부전을 관람하고 난 뒤 어떠한 사진보다 강렬하게 내 마음에 다가왔다. 그는 강렬하게 음미할 만한 가치를 지닌 인생의 매 순간을 사진이라는 예술로서 나타냈다. 사진은 현실을 가장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예술이다. 비단 사진 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 음악과 같은 다양한 예술 역시 예술가들이 현실 속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한 편, 예술에 대한 대중의 직관적인 느낌은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사진전을 찾아가 현실보다 더 아름답게 나타난 사진을 감상하기도 하고, 미술전을 찾아가 그림에 나타난 아름다운 색채와 표현을 음미하기도 한다. 과연 작품을 보며 우리가 느끼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일까? 우리는 '그 곳'에서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껴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술관, 갤러리처럼 표면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디자인된 장소가 아니면 우리는 일상 속의 순간을 음미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마크 리부의 말처럼, 사진, 나아가 예술의 본질은 우리 존재의 삶,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러한 삶의 아름다움을, 재현된 예술 작품들을 통해,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서 느끼기로 약속한 듯 하다. 마치 미술관을 들어서며 '자, 이제 아름다움을 느껴볼까?'라는 식으로 현실과 분리하여, 알고리즘에 의해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은 어쩌면 본질적인 아름다움이라기보다, 아직 나 스스로가 '아름다움'이라는 삶의 가치를 잊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위로가 아닐까.

  물론 예술가는 일반 대중보다 삶을 바라보는 예민한 눈과 감성을 천부적으로 타고난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예술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다만 '매 순간 강렬하게 인생을 음미하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만큼의 각박하고 씁쓸한 현실을 우리가 살아갈 뿐이다. 그리고는 예술을 통해 느낀 아름다움이라는 환각에서 우리는 금세 쳇바퀴처럼 건조한 현실로 돌아온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돌아와버린 현실에서 문득 바라본, 환각을 머금은 '사진' 한 장이 '순간' 내게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댓글 1개:

  1. 흑백 사진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마크리부전 // 작은 프레임안 철학을 담고, 소소한 일상의 한 순간을 예술로 만들어 버리는 마크 리부의 삶처럼 너 역시 매 순간 강렬하게 인생을 충분히 음미하고 있는 것 같다. 글에서 느껴져 역시 장니끄 구만.. 괜스레 새벽에 사진 정리하게 만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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